우리말 좋고, 나쁨을 표현해주는 대표적 영어 어휘에는 good 과 bad 가 있다. 그리고 다음 ① ② 에서와 같은 통사적 위치에서 형용 수식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 ① This is very good news.     ( 이건 아주 좋은 소식이다 ) ② This is very bad   news.     ( 이건 아주 나쁜 소식이다 ) 그렇지만, 이 구문 ① ② 에서처럼 good 과 bad 를 좋고 나쁨으로 수용하게 되면 다음 구문들에서는 이해하기가 애매해질 것이다. ③ Now, you listen to me good.     ( 자, 내말 잘 들어 ) ④ She wanted it really bad.     ( 그녀는 그것을 몹시 원했다 ) ③ 구문에서 우리말 '좋음' 에 해당시킬 수 없고 ④ 에서도 '나쁨' 을 적용할 수 없다. ⑤ I hate to see you going to the bad.     ( 나는 네가 타락해가는 거 보기 싫어 ) ⑥ After the sale they were $300 to the bad.     ( 그렇게 팔고 보니 300달러가 적자였다 ) ⑤ 같은 구문에서의 the bad 를 타락의 상황 표현이라고 수용한다면 ⑥ 구문에서의 the bad 가 적자 상황을 드러내주는 것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 우리말 단어 '나쁜' 이라는 형용어로의 의미는 너무 개괄적이고, 포괄적이라서 bad 의 사용처에서 한 개념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여기서는 bad 사용 구문을 분석하며 good 과의 상반과 worse 비교급 그리고 worst 최상급으로까지 점증되면서 이어지는 개연성 있는 역할기능과 그에 따른 작용개념을 하나의 개념으로 도출해보자.

1. London has bad fogs in winter. (런던은 겨울에 안개가 심하다 ) 우리말 해석에서 영어 bad 에 적용되는 가장 보편적인 의미는 '나쁜' 이고 이 의미로 본문 1. 에 적용하면 런던은 나쁜 안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런데 안개(-fogs) 그 자체는 좋고 나쁨의 대상이 아니다. 좋고 나쁨은 상대적이라서, 대상을 대하는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판단 표현일 수밖에 없다. 이 본문의 경우 '나쁜' 이 아니라 '심한' 이라는 형용의 수식으로 수용되어 해석되었지만 어느 정도나 심한지는 드러내질 않는다. 그렇다면 bad 가 드러내는 '나쁜 혹은 심한' 등으로 형용되는 정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① The bad news did not faze him at all.     ( 나쁜 소식에도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 ① 같은 구문의 발화 의도는 전해 듣는 사람이 당황할 만큼의 news 일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news 앞에 bad 라는 형용수식을 했을 것이 자명하므로 bad 로의 '나쁜, 혹은 심한' 정도는 당황할 만큼이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다음의 ② 와 ③ 구문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적용이 필요해진다. ② He walks with a slow, uneven gait because of a bad leg.     ( 그는 아픈 다리 때문에 천천히, 뒤뚱거리며 걸었다 ) ③ I am troubled with bad cough.     ( 나는 기침이 자꾸 나와 곤란하다 ) ② 의 표현에서 a bad leg 는 결코 '나쁜' 이라는 의미로 형용 수식한 것일 수 없다. 걸음을 내딛기 어려운 그런 유형(-a 의 수식에 따름)의 다리(leg)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다시 말해 걸음을 제대로 내딛기가 힘든 다리이기 때문에 천천히, 뒤뚱거린다고 표현한 꼴이다. ③ 에서의 표현도 나쁜 기침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 심한 기침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뭔가를 하는데 있어서 곤란하게 할 정도의 기침' 이라고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달리 생각해 보아야 한다. 2. If the weather's bad, the helicopter can't fly. ( 날씨가 나쁘면 헬기가 뜰 수 없다 ) 이 본문 2. 같은 표현에서 드러나야 하는 날씨의 정도는 어떠하다고 보아야 하는가. 헬기가 이륙할 수 없는 정도의 날씨라면 헬기의 조종이 불가능할 정도의 날씨를 생각해야 하는데 헬기 조종사가 거센 비바람이나 눈보라치는 상황에서는 적절히 대처할 수 없을 것이 자명하므로 대처하기 힘들게 한다는 의미가 bad 에 담겨 있을 것이다. ① I bought that bad used car.     ( 나는 고물 중고차를 샀다 ) ① 구문의 bad 에 '대처하기 힘들게 한다' 라는 의미를 적용해보면 낡은 차라서 운행해 가기가 힘든, 즉 대처하기 어려운 낡은 차를 샀다는 의미가 드러난다. ② Something bad happened to our company?     ( 우리 회사에 좋지 않은 일이라도 생겼나? ) ② 와 같은 표현에서도 bad 가 something 을 후치 수식하면서 회사에서 맡아 처리하기 힘든, 즉 대처하기 힘들게 하는 어떤 것이 발생했는지를의문시하고 있고 다음 ③ 과 ④ 구문에서도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③ Bad cold prevails throughout the country.     ( 독감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 ④ She is not a bad person.     ( 그녀는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다 ) ③ 은 보통의 감기보다 대처하기가 더 힘들다고 보는 '독감( bad cold)' 의 심각성을 담아낸 것이고 ④ 표현은 상대하기 어렵지 않은 사람, 즉 대처하기가 힘들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not bad 가 드러냈다는 것에서 개연성을 가질 수 있게 한다. 그 같은 개념으로 다음 구문을 이해해 보자. 3. We arrived at the town in bad time. ( 우리는 마을에 늦게 도착했다 ) 이 본문 3. 만으로는 bad time 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앞에서의 분석에서 bad 가 대처하기 힘들게 한다는 상태표현 개념으로 작용한다고 본 바에 따르면 이 본문의 bad time 은 도착 후 처리해야할 일을 두고 거기에 맞춰 도착하지 못했다는 뉘앙스가 있다. 다음 ① 의 구문에서 그 유사성을 볼 수 있다. ① You always ask me a bad time.     ( 넌 내가 어려울 때만 부탁하더라 ) bad time 이 '어려울 때' 로 해석되었다. 상대의 요청에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는 때를 말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본문 3. 도 도착 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내포한 표현임에 개연성을 가질 수 있다. 다음 예문들 역시도 그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② I hope it's not a bad time. ( 내가 시간을 잘못 잡아 온 게 아님 좋겠어 ) ③ “Bad weather” the captain observed. ( "날씨가 고약하군" 이라고 선장이 말했다 ) ② 에서의 bad time 은 주어 I 의 예측이 잘못되었을 시간, 즉 뭔가 처리하기에 부적절한 시간을 말한 것이므로 '그렇지 않은 시간대' 이기를 바라는 표현이다. ③ 표현에서도 항해를 앞두었거나 항해 중인 선장의 말투로 보이므로 항해해 나가기 힘들게 하는 날씨를 두고 하는 넋두리쯤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심층적 의미작용을 수용하면 bad time 의 선택적 발화는 앞으로 대처해 나가야 하는데 있어서 어떤 한계를 절감하는 마음표출이라고 할 만하다. 4. It's too bad that he died young. ( 애석하게도 그는 요절했다 ) 영어에서 too bad 는 빈번하게 나온다. too 가 달리 어찌해볼 수 없을 정도라는 개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 표현에서는 달리 어떻게 대처할 수 없는 상태임을 먼저 말하고(It's too bad) 그가 젊은 나이에 죽었음(that he died young)을 단정해서 it 이 지정하는 상황을 구체화했는데 '애석하다' 라는 우리말 해석이 성립하려면 놓여져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느끼는 것이어야 한다. 다음 구문에서도 같은 이해를 적용할 수 있다. ① It's too bad that Mike couldn't stay longer.     ( 마이크가 더 머물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워 ) ① 의 표현도, MIke 가 떠나야 하는데도 더 머물게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음을 안타까워하는 표현이다. ① 구문에서 아쉬워하는 의미 표현은 too bad 일 수밖에 없는데 too 는 달리 어찌해 볼 수 없다는 수식이고 bad 는 '대처 한계' 를 드러내 주는 것이므로 두 어휘의 결속은 '너무 아쉽다' 는 상태표현이기에 충분해진다. ② Too bad we can't do this meeting more often.    ( 이 모임을 더 자주 갖지 못해 정말 안타깝다 ) ③ Too bad you have to leave so soon.    ( 그렇게 빨리 떠나야 한다니 섭섭하다 ) 위의 ② 와 ③ 구문에서 too bad 에 대응되는 해석어는 안타까움과 섭섭함이다. 이 같은 우리말 의미를 모두 달리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드러내는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보면 '대처 한계' 즉 '대처하기 힘들게 하는' 이라는 의미의 개념이 bad 에 작용하고 있음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분석을 정리해보면 이렇게 된다. 첫째, bad 가 good 과 좋고 나쁨의 상반성을 보일지라도 not good 은 아니다. 둘째, bad 는 좋지 않은 상황적 한계 앞에서의 심각성 표출이다. 셋째, bad 로의 심각성 표출은 '대처하기 힘들게 한다' 라는 의미로 드러낸다. 역할기능 : 대처-한계 작용개념 : 대처하기 힘들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