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 를 발화할 때 화자는 어떤 상태를 떠올리며 사용하는 것일까. 그리고 some 과는 그 나름의 의미적 대조를 이루는 듯한 문법 현상을 보여 주는데 그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① Any    child can solve the problem. ( 어떤 애도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 ② some child can solve the problem. ( 어떤 애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 그리고 any 는 아무도, 어느 것도, 어떤 것도, 등등으로 번역되고 그 자체로 명사처럼 혹은 다른 대명사와 결합(-anything, anyone, anybody)해서 하나의 단어가 되는데 any 가 결합된 대명사와 수식 상태의 any 는 어떠한 의미로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③ Any one of you will do. ( 아무나 한사람 해주면 돼 ) ④ Anyone will do.             ( 누구든지 간에 하려든다 ) 또 any 는 우리말로 번역을 해봐도 대부분 별다른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any 를 의문문, 조건문, 부정문 등을 이루는 문법적요소로 규정해 둔 문법 분석에 따르다 보면 다음의 긍정문 해석에서는 망설이게 될 것이다. ⑤ He has any number of books. ( 그는 많은 책을 가지고 있다 ) 이 구문에서 any 에 대한 우리말 해석을 보면 any 가 '많은' 이라는 무특정 다수를 지칭하는 수식어로 번역이 되는데 왜 이렇게 되는지 any 의 특성으로 살펴보며 그 역할기능과 그에 따른 작용개념을 도출해보자.

1. Any child can solve the problem. ( 어떤 아이도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 any 가 쓰이는 구문 대부분에서, any 를 번역한 우리말 의미를 보면 구체적인 수량은 드러내지 못하지만 아무도, 어느 것도, 어떤 것도, 등등으로 복수적(-다수적) 의미가 잠재되는 번역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구문에서 any 의 수식을 당하는 대상 child 는 단수이다. 그렇다면 any 를 단수형 수식어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또 다음의 ① ② 구문을 보면 서로가 어떤 의미 차이도 낳고 있다. ① Any    child can solve the problem. ( 어떤 애도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 ② Some child can solve the problem. ( 어떤 애는 그 문제를 풀 수 있다 ) 문법서에 따르면 some 과 any 만이 다른 두 구문을 '긍정과 부정' 으로 나누어 변별하기도 하지만 some 을 긍정문의 요소로 any 를 부정문, 의문문의 요소로 규정할 수 있을까. 먼저 ① 의 경우는 뒤에서 not 으로 동사를 부정해 보면 any + not = No 가 되어 ③ 에서와 같이 '아무도 그 문제를 풀 수 없다' 라는 표현의 전체부정문이 된다. ③ Any child can not solve the problem.     ( 어떤 애도 그 문제를 풀 수 없다 ) 그렇지만 ① 은 not 이 쓰여 있지 않기 때문에 any 가 쓰였지만 긍정 구문이다. 그렇다면 ① ② 모두는 긍정문이 되는데 이들 서로 간에는 어떤 변별적 요소를 적용해야 하는가. 만약 ① 의 any child 에 적용되는 '어떤' 혹은 '일부' 라는 번역에 숫자(-수량)적 의미부여를 하면 ② 의 some 역시 그래야 하기 때문에 any, some 자체에서는 어떤 복수성을 찾아서는 안 될 듯하다. 왜냐하면 두 어휘가 뒤의(-수식하고자 하는) 명사에 단수와 복수 그리고 가산명사와 비가산명사를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 다음 두 구문은 그 예가 된다. ④ He gave some money to some beggars.     ( 그는 얼마의 돈을 몇 명의 거지들에게 주었다 ) ⑤ He didn't give any money to any beggars.     ( 그는 어떤 돈도 아무 거지들에게 주지 않았다 ) 2. Have you any eggs to boil ? ( 삶을 계란 좀 있니? ) 앞에서의 구문들과는 달리 any 로 수식받는 명사 eggs 가 복수로 표현되어 있다. 만약 any 가 자체적으로 복수성을 지니고 의미지정을 한다면 egg 단수(-속성명사)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앞에서 예시한 구문에서 보았듯이 any 는 단,복수 모두를 취하는 것으로 보아 그 자체로 수량적 지칭을 하지는 않는 듯하다. 다음의 ① 구문처럼 수량을 생각할 수 없는 표현에서도 사용되기 때문이다. ① You may visit me any day.     ( 아무 날에나 방문해도 좋다 ) 아무 날이라고 한 의미에서 보면 day 는 계수하는 날이 아니라 정해지지 않은 특정일이라서 day 자체는 속성명사로 선택된 것이다. 애써 수량적 의미부여를 한다면 그것은 단수이고, 그것도 총칭에 따른 단수다. ② Do you want any of these books? ( 너는 이 책들 중에서 어떤 것이라도 원하니? ) ③ Yes I want some.                          ( 응 어떤 책이 필요해 ) ② 와 ③ 의 대화에서 보면 질문은 any 로 했고, 대답은 some 으로 했다. 여기에서 대답의 3가지 가능성을 놓고 생각해 보자. ④ Yes, I want some of them.       ( 응 어떤 책을 원해 ) ⑤ No,   I don't want any of them. ( 아니, 어떤 책도 원치 않아 ) ⑥ Yes, I want any of them.          ( 응 아무 책이라도 좋아 ) ④ ⑤ ⑥ 모두 any, some 의 전체 구성 대상으로 them 을 지정한 것이라서 이들이 지칭하는 대상은 them 의 일부분일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어휘 서로는 다음과 같은 의미 차이를 낳는다. ④ 의 경우 '어떤 일정한 책을 원한다' ⑤ 의 경우 '아무 책도 원치 않는다' ⑥ 의 경우 '어떤 책이라도 가리지 않고 원한다' ④ 의 some 은 them 에 속한 어떤 책을 지칭하고 있지만 몇 권인지는 드러내지 않는다. them 의 '일부분' 에 속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인지되게 할 뿐이다. 그렇다면 ⑤ 에서의 경우에도 them 의 일부분이어야 하는데 우리말 '어떤 책도' 에 따르면 them 에 속한 일부분(-them 전체일 수도 있음-)을 이루는 요소들을 총칭해서 전제로 하는 불특정 하나 하나 모두를 지칭한 것이 된다. 이에 따르면 any 는 가산적 수량을 말하는 어휘가 아니라 '비가산적 나뉨량' 을 표현하는 어휘로 보아야 하므로 이제는 '나뉨' 을 전제로 생각해 보자. 3. He is younger than any of his school-fellows. ( 그는 어떤 학우보다도 어리다 ) 이 구문은 '그 학우들 중 누구보다도 젊다' 라는 의미를 전하고 있다. 즉, 학우들 모두는 '이사람 저사람 가릴 것 없이' 모두 he 보다는 늙었다는 말이다. 이 구문 전체가 드러내는 의미에 따라 다음과 같은 현상을 가정하고 생각해 보자. any + not = No 가 되어 '전체부정' 을 하는 표현형이 된다고 보는 문법에서 볼 때 본문 3. 은 not 이 없으므로 any + (   ) = yes 가 되는 셈이고 따라서 '전체긍정' 을 드러내는 표현형이 된다. ① any + not = '전체부정' ② any + (    ) = '전체긍정' 이 현상 그대로를 some 으로 대치해 보면 나뉘어 구분되어 있는 '어떤' 것을 지정하는 some 의 구문에서는 다음 ③ ④ 처럼 생각해 볼 수 있다. ③ some + not = '부분부정' ④ some + (    ) = '부분긍정' 이런 상반된 현상에서 보면 some 의 대상 지칭은 '부분' 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any 는 '전체' 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any 가 전체를 대상화할 때는 전체를 하나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이루는 구성자 하나 하나를 대상으로 한다. ⑤ He would do any job for money.   ( 그는 돈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다 ) 모든 직업에 대해 '가리지 않고 하겠다' 는 의미에서도 그렇고 '나뉨' 을 적용해보아도 any 로의 대상 지칭은 전체가 아니라 전체를 이루는 '하나하나' 가 총칭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다. 4. I should like to know whether you have any trouble at home. ( 난 너희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야 돼 ) whether 로 이끌어지는 목적절이 조건문이라서 any 가 쓰였다고 이해한다면 표층적 현상만을 두고 분석하는 꼴이다. whether 는 실지-여부를 지정 선언(spec) 한다. 반드시 you have any 이하에 대한 '실지-여부' 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그런데 화자는 그 trouble 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의 표현이다. 만약 화자가 그 trouble 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면 다음 ① 처럼 some 이 쓰였을 것이고 '실지-여부' 를 구문에 선언해주는 whether 가 아니라 that 으로 상황을 단정짓는 선언을 했을 것이다. ① You should like to know that she has some trouble at home.         ( 그녀 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whether 와 that 보문소에 따라 any 와 some 이 선택되는 현상으로부터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some 이 어느 것을 단정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서 any 는 '어느 것도 단정하지 않는 비단정의 특성' 을 가지고 서로 상반된 대상을 선택 지정한다는 점이다. ② Any    one of you will do. ( 아무나 한사람 해주면 돼 ) ③ Some one of you will do. ( 누군가 한사람 해주면 돼 ) any 의 수식대상은 one 이지만 of you 에 의해 의미 보충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any 는 you 에 해당하는 하나하나 모두를 총칭적으로 전제하고 그들 가운데 하나를 one 으로 발화한 것이다. 다시 풀어보면 '너희들 중 어느 누구라도' 라는 말을 한 것이며 누구라고 구별하지 않는 '비단정의 하나하나 전부' 가 one 에 해당하게 된다. 이에 반에 ③ 구문은 some 이 one 을 수식했기 때문에 one 은 you 를 전제로 하는 '나뉘어 구분되어있는 어떤 특정의 사람' 으로 단정 지어진 한 사람이 되는 셈이다. 두 비교 구문에서 드러난 문법적 작용을 보면 두 어휘는 서로 상반된 역할기능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④ some = 단정 ⑤ any    = 비단정 참고로 다음 ⑥ 의 anyone 은 ② 구문의 any one 과는 다른 문법적용을 받는다. ⑥ Anyone will do. ( 누구든지 간에 하려든다 ) ⑥ 에서의 anyone 은 '어떤 자이든지', '누구든지 간에' 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특정 범위가 없는 '전체' 이게 된다. 그렇지만 any 의 비단정적, 비구별의 기능적 의미가 one 에 결합되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any + one 은 '비구별의 하나하나' 로 나뉜 전체라는 의미로 자질화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런 사람이든지, 저런 사람이든지, 어떤 사람이든지 간에' 라는 의미로의 대상 지칭이 anyone 이다. 이것은 any 가 '따로 구별되어지는 것 하나 하나 모두' 를 다루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게 해준다. 5. I will do anything but that. ( 그것 말고는 뭐든 하겠다 ) anything 을 '뭐든지' 라고 해석하는 것은 '비단정의 하나하나 전부' 를 가장 잘 설명해 준다. 그리고 but 이 '앞에서 말한 내용에 따르면 안그래야 하는데 의외다' 라는 작용개념으로 '의외적임' 을 선언했으므로 이 구문을 그렇게 풀어본다면 다음과 같다. ① ( 어떤 것이라도 하겠지만 that 이 지칭하는 것만은 의외로 그렇지 않다 ) 이 본문 5. 는 any 가 비단정의 하나하나 전부, 즉 '비-구분' 의 대상 모두를 말하는 긍정문이지만 but 을 선택해서 that 만은 그렇지 않다는, not 없는 부정을 한다. 이것은 any 의 특성인 비단정이 부정의 여지를 갖게 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단정' 의 some 이 쓰인다면 그 대상이 구체적이게 되므로 부정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다음 ② 표현은 그와 같은 부정의 여지가 잘 적용된 글이다. ② I doubt that anyone did it. ( 나는 누군가가 그것을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 ② 의 해석을 달리 풀어보면 '아무도 그것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라는 말이고 이런 해석은 doubt 동사의 의미적 부정이 any 의 비단정 특성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6. I'd like wine, if you have any. ( 네가 갖고 있는 것이 있다면, 난 포도주로 하겠어 ) 포도주를 마시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면서 you 에게 있을 wine 의 '존재 여부' 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말투다. 당연히 화자 I 는 you 가 가지고 있는 포도주의 종류나 양을 모르는 것이여야 하고, 또 any 로 그렇게 표현했다. 여기서도 any 는 '아무 종류의 포도주든' 혹은 '어느 정도의 양이든' 이라는 비구별로 표현했을 것이다. 다음 ① 구문도 같은 의미 표현이다. ① There is little water, if any.     ( 물이 거의 없다 ) little 의 역할기능에 따른 작용개념은 '양으로 치기에는 아주 적은' 이기 때문에 ① 의 if 이하 any 는 '있다 치더라도' 정도의 표현이다. 이것에 따라 우리말로 옮기면 심층적 의미로는 이렇게 된다. ② (혹 물이 있다 쳐도, 없는 거나 다름없이 적다) 지금까지 살펴본 any 가 쓰인 구문에서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ny 는 수량에 대한 한정이 아니라 ''구분되어지는 것의 지정'' 이다. 둘째, any 는 '비-긍정' 의 요소가 아니라 '비-단정' 의 요소이다. 셋째, any 는 '심층에 전제된 전체' 로부터 나누어지는 하나하나 '전부' 이다. 역할기능 : 비-구별 작용개념 : 나뉘어 구분되어지는 것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