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일정한 높이의 연속' 을 연상케 하는 어떤 '층' 을 생각할 수 있었지만
이 구문에서는 그 층을 연상할 수 없다.
고양이가 사물을 보는 행위를
일정한 높이의 어떤 층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① A cat can see even. ( 고양이는 even 상태로 볼 수 있다 )
② A cat can see in the dark. ( 고양이는 어두운 데서 볼 수 있다 )
③ A cat can see even in the dark. ( 고양이는 어두운데도 볼 수 있다 )
① 의 구문은 본문에서 in the dark 을 제외한 구문이고
② 는 본문에서 even 을 뺀 구문이다.
① 표현의 even 은 서술 보어로 쓰였기 때문에
see 라는 동태 혹은 상태의 의미를 보충(-보어)해 주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면 A cat 이 하는 'see' 라는 동작형태를
어떠하다고 보충(-보어)하는 것일까.
앞에서 도출된 '높이의 일정함' 으로부터
'높이' 는 적용할 수 없지만
그 의미가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적용해본다면
'일정함' 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 같은 '일정함' 의 의미 보충이
동태에 작용하는지, 상태에 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다시 말해서 even 이
동사 see 의 동태 보충이면 동작의 '일정함' 은 어떤 것이며
상태 보충이라면 상태의 일정함은
또 무엇으로 말해야 하는지가 애매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① 의 구문은 의미상 부족한 표현이다.
그리고 ② 의 경우도
어둠에서 볼 수 있다는 완결 구문이기는 하지만
의미적으로 단순한 상태서술에 불과하다.
③ 의 경우는 even 이 개입되어 있고
우리말 해석에서 보듯이 연결조사 '도' 가 없으면 의미가 전해지지 않는다.
even 의 역할기능을
'동등함(일정함)' 의 비교 수식으로 받아들이면
비교 여건은
표층에 표현한 in the dark, 즉 '어둠의 상태(-이용)' 이고
그 어둠에서도
똑같이 볼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므로
'똑같음' 으로 비교되는
또 다른 대상의 상태가 심층에는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말 연결조사 '도' 가 해석어로 적용되는 것을 보면
표층적으로 직접의 비교대상 the dark 와 상반되는
심층적으로 전제된 비교대상 the light 를 떠올리는 것이 필요해진다.
'고양이는 (밝은데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어두워도 (똑같이) 볼 수 있다'
결국 고양이는
어느 경우에나 볼 수 있다는 것이므로
이 구문에서의 even 에 의한 비교치는
심층적으로 전제되어지는 것과의 대조를 통해 나타난 것이 된다.
참고로 우리말 연결조사 '도' 는
'또 다른 유사한 사실이 이미 있음' 을 내포하는 말이고
전치사 in 은
주어가 동작을 하는 동안 '이용' 하는 대상 앞에 전치하는 기능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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